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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한 걸음, 달리기

route4096 2025. 5. 13. 12:01

저녁 산책에서 시작

몇 해 전, 어느 평범한 퇴근 후의 저녁이었다. 따뜻한 밥 한 끼로 허기를 채우고, 가볍게 산책을 나섰다. 거리의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인도 위로, 한 젊은 여성이 운동복 차림으로 경쾌하게 나를 지나쳤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하얀 운동화를 신은 채 리듬감 있게 달리는 모습. 단지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건강하고 생기 있는 삶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 순간 불현듯 ‘나도 달려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작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고, 지금도 일상 속에서 간간이 이어가고 있는 소중한 운동이 되었다.
달리기를 막 시작할 무렵, 두 가지를 구입했었다. 하나는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스포츠 시계였고, 다른 하나는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라는 책이었다. 이 글에서는 그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나아가 달리기의 장점과 주의할 점까지 함께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나는 달린다』 ― 몸과 삶을 되살린 고백

정치인의 진심 어린 고백

요쉬카 피셔. 독일의 부총리이자 외무장관을 지낸 저명한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 누구보다 불규칙하고 해로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잦은 회식, 스트레스, 운동 부족, 폭식으로 인해 그는 112kg까지 체중이 늘었고, 삶의 활력이 점점 사라져갔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가까운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친구의 부고는 그에게 거울과도 같은 충격을 주었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만들었다. 피셔는 삶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 다름 아닌 ‘달리기’였다.

달리기를 통한 존재의 재구성

처음에는 한 걸음 내딛는 것도 버거웠다. 땀은 금세 흘렀고, 숨은 거칠어졌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조금씩 거리를 늘리며 꾸준히 자신을 밀어붙였다. 급격한 다이어트 방법은 배제하고, 식습관을 바꾸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택했다.
피셔는 달리기를 단순한 체력 향상의 수단이 아닌, 존재론적 성찰의 도구로 보았다. 달리는 동안 그는 자신을 돌아보고, 두려움을 직면하며, 내면의 평화를 찾아갔다. “달리기는 고통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선 철학을 보여준다.

뉴욕 마라톤, 그리고 완주의 기적

마침내 그는 1999년 뉴욕 마라톤에 참가하게 된다. 42.195km.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히는 거리였지만, 그는 준비되어 있었다. 수년간 쌓아온 훈련과 의지는 그를 결승선으로 이끌었다. 무릎 통증, 근육의 경련, 체력의 한계를 경험했지만, 끝내 그는 완주했다.
그 경험은 그에게 단순한 성취감을 넘어, 새로운 인생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었다. 그는 이후에도 꾸준히 달리기를 지속했고, 정치적으로도 더욱 주도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그의 삶은 건강해졌고, 더 의미 있게 변해갔다.

삶은 매일 새로워질 수 있다

『나는 달린다』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변화는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피셔는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변화는 극단적인 재능이나 환경이 아닌 ‘의지와 실천’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한 다이어트 성공기가 아니다. 그것은 몸과 마음을 되살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한 인간의 진정성 있는 기록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달리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 변화는 의지와 꾸준함의 문제이지, 체질이나 운명의 문제가 아니다.
  • 신체의 건강은 정신의 건강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철학적 태도일 수 있다.
  •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주체로서 다시 태어나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충분히 보람 있는 여정이다.
이 책은 삶의 변화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늦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빠른 시작”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요쉬카 피셔가 뛴 길은 단순한 트랙이 아니라, 자기 발견과 갱생의 상징 이였으며, 이 여정은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는 길이다.

달리기의 놀라운 장점들

달리기는 그 자체로 건강한 삶을 위한 훌륭한 도구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1. 심혈관 기능 향상 : 지속적인 달리기는 심장과 폐 기능을 강화시키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고혈압과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2. 체중 조절과 체지방 감소 : 고강도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는 단기간에도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특히 복부 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다.
  3. 정신 건강 증진 : 달리기를 하면 엔도르핀, 세로토닌 등의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감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4. 수면의 질 향상 : 규칙적인 운동은 생체리듬을 안정시키고 깊은 수면을 유도하여 피로 회복에도 좋다.
  5. 자신감과 성취감 향상 :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며 느끼는 뿌듯함은 자존감을 높이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달리기, 이것만은 조심하자

반면, 달리기는 그만큼 올바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은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한다.
  1. 과도한 운동은 금물 : 무리한 속도나 거리 증가는 무릎, 발목, 허리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초보자는 30분 걷기와 간단한 조깅으로 시작하자.
  2.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은 필수 : 운동 전후로 적절한 워밍업과 쿨다운을 통해 부상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
  3. 러닝화는 꼭 맞는 것으로 : 자신의 발 형태(평발, 요족 등)에 맞는 운동화를 선택하는 것이 관절 보호에 중요하다.
  4. 충분한 수분 보충 : 운동 중 수분 손실이 많기 때문에, 달리기 전후 또는 도중에도 물을 꼭 마셔야 한다.
  5. 휴식의 균형 : 운동도 회복이 있어야 성장한다. 주 1~2회는 휴식일로 설정해 몸을 충분히 회복 시키자.

삶을 향해, 한 걸음씩

탁 트인 가로수 길이 아니어도,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도로가 아니어도 달리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좁은 골목길에서도 시작해 볼 수 있는 것이 달리기라고 생각된다.
요쉬카 피셔가 달리기로 자신의 인생에 변화를 꾀했던 것처럼, 바람을 가르며 심장이 터질 듯한 느낌으로 삶의 충만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시도해 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