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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결과, 오늘의 나에 대한 자책
route4096
2025. 6. 9. 13:22
원인과 결과, 그 단순하고도 복잡한 진실
"지금의 결과는 과거의 내 행동이 원인이다"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환경이 좋지 못했고 운이 따라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술자리에서 좋은 안주거리일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원인과 결과를 언급하면, 사람들은 '연금술'을 인용하고 얘기한다. 연금술의 기본 원리가 등가교환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애니 [강철의 연금술사]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철학적 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는 등가교환의 법칙에 근거해 주인공 두 형제는 죽은 어머니를 되살리기 위해 금기로 되어 있는 '인체 연성'을 시도한다. 이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비극적으로 몸을 잃게 된다. 두 형제는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현자의 돌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서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적인 이야기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구조이다.
"지금의 결과는 과거의 내 행동이 원인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와 같은 문장들은 자기 책임(self-responsibility)과 인과관계(cause and effect)를 강조하는 관점에서 의미 있는 주제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문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삶의 맥락, 철학,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긍정적인 측면과 주의할 점을 함께 정리해 보았다.
긍정적인 측면: 주도적인 삶을 위한 전제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은 과거의 내 선택에서 비롯되었다’는 믿음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태도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 효과를 지닌다.
1. 책임감과 주도성 향상
이 문장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남 탓을 하기보다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 질문은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고, 다음엔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이끈다. 결국 “내 삶은 내가 만든다”는 태도는 건강한 자기 주도성을 길러 준다.
2. 성찰과 개선의 기회 제공
과거의 내가 만든 오늘이라면, 오늘의 나는 내일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후회 하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의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삶의 방향을 되짚어보고, 다시 조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 자기 성장의 기반 마련
실수와 실패를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더 빨리 성장한다. 때로는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 경험은 곧 자기 이해와 성숙으로 이어진다. “내가 만든 결과”라는 인식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와, 다음 발걸음을 위한 힘이 된다.
주의할 점: 인과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이 문장을 맹신하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 모든 것을 자기 책임으로만 해석하는 순간, 삶은 무거워지고 사람은 위축된다.
1. 구조적 문제를 간과 할 위험
개인의 삶은 단지 개인의 선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의 학대, 가난, 병, 사회 구조의 모순 같은 요소들은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영향을 끼친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네가 그랬기 때문에 지금 이렇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다.
2. 과도한 자기 비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
특히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네가 그렇게 해서 그런 결과가 온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 말은 자책을 넘어 자포자기의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우울이나 낮은 자존감으로 발전하기 쉽다. 성찰이 아닌, 자기 파괴적인 고립으로 흐를 수 있는 것이다.
3.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
책임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인식이 곧 자기비난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내가 했으니까 이렇게 됐겠지”가 아니라 “내가 했던 선택이 이런 결과를 낳았구나. 그렇다면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태도가 필요하다. 삶은 언제나 복합적인 원인 위에 놓여 있다.
삶을 위한 철학, 책임과 자비의 균형
“지금의 결과는 과거의 내 행동이 원인이다.” 이 문장은 성찰의 출발점으로서 생각해야 한다. [강철의 연금술사]가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두 주인공의 서사가 여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몰아 붙이기 보다는, 그 책임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현자의 돌을 찾는 여정이 쉽지 않고 힘들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분명 조금씩 나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고, 과거를 받아 들이고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 보자. 마침내 현자의 돌을 찾는 해피엔딩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