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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독, 외로움을 고독으로 전환하는 6가지 방법
route4096
2025. 6. 17. 12:15
어린시절의 기억
어린시절 내가 뛰어 놀았던 골목길은 그리움의 대상이다. 골목길을 지나면 조그만 공터가 있었고 그 공터에는 같이 놀 수 있는 여러 명의 친구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 친구들과 함께 구슬치기, 딱지치기, 비석치기 등의 놀이를 하고 놀았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 외로움이나 고독과 같은 단어의 느낌은 성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지난 시절에 대한 얘기로 어떤 주제를 시작하게 되면, 젊은 세대들에게 꼰대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조선시대 권위만 앞세우는 사대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혼자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세대들에게 익숙한 놀이터라는 개념 역시, 시간이 흐르면 동일한 목적으로 기억 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의 조사에서 놀이터라는 그 익숙한 장소 역시, 사용 빈소가 현저히 줄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은 인구감소를 비롯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원인으로 인해 자라나는 세대는 더 큰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유소년기에 느꼈던 외로움의 감정은 성인이 된 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고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로움과 고독을 우리는 종종 혼용하여 사용을 하지만, 심리학적, 철학적 관점에서 두 단어는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 차이는 우리가 이 감정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 지에 기인한다.
친구들 중의 한 명은 자기 주위에 늘 사람이 많은데, 자신은 늘 마음이 허하고 외롭다고 했다. 또 어떤 후배는 사람을 대할때 마다 에너지가 소진되어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으로 재충전을 해야 된다고 했다. 전자의 경우는 외로움이고 후자의 경우는 고독에 해당되는 예시라 할 수 있다. 먼저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부터 확인해 보자.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1. 외로움(Loneliness): 원하지 않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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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이 동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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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정서적 연결 부족에서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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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데,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결핍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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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립이나 소외감, 애정 결핍, 심지어 군중 속에서도 느낄 수 있음.
2. 고독(Solitude): 선택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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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일 수도 있는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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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혼자 있기를 선택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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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찰, 창조성, 내면과의 대화로 이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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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에 필요한 시간.
외로움을 고독으로 전환하는 6가지 방법
1. 혼자의 목적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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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고립이 아니라, 쉼, 정리, 성찰, 회복을 위한 시간이라는 점을 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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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생기면, 외로움은 과정으로 해석되고 고독은 목표를 위한 여정이 된다.
2. 기록하거나 글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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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에세이, 시, 아무 형식이든 좋다. 고독은 자신과의 대화다. 글쓰기는 대화를 실체로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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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행위는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혼자 있어야만 가능한 창조적 고독으로 이끌어 준다.
3. 자기만의 감각을 깨운다 (청각, 시각, 촉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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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빛을 조절하고, 차를 마시는 등의 행위로 감각적 고요함을 체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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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감각을 닫게 하지만, 고독은 감각을 열게 한다.
4. 혼자 있는 시간을 ‘내면 성숙’의 시간으로 의미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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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문학, 명상, 자연산책 등은 혼자일 때만 가능한 사유의 방법이다.
5. 비교를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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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누구랑 어울리고 있는데…등의 비교를 하지 않는다. 외로움은 비교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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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혼자 있는 시간은 나에게 꼭 필요한 고유한 시간임을 인식할 때, 외로움은 고독이 된다.
6. 명상이나 호흡법으로 현재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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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적으로 지금 여기에 있음을 인식할 때, 외로움은 점차 사라지고 고독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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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과거의 상실이나 미래의 불안에 머물게 하지만, 고독은 현재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외로움과 고독, 그 경계에 서서
이처럼 외로움은 채워야 할 결핍이고, 고독은 누릴 수 있는 여백으로 다가온다. 혼자의 시간을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전환하는 능력은, 정신적 성숙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단순히 혼자만의 시간에 의미를 부여해서 고독으로 나아 가라고 한다면, 이것은 매우 교과적인 얘기로 들릴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고독의 의미를 찾아가야 하고, 가치를 부여해 가야 된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점점 더 황페해져 가는 세상으로 부터 스스로를 지켜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사료 된다.
윤동주 시인의 시구처럼 어릴 적 친구들 모두 잃어 버리고, 때때로 홀로 침전하고 있는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본다. 그리고 외로움과 고독의 경계에서 나의 내면은 어릴적 골목길 공터로 향한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 쉽게 씌어진 시 중에서 : 윤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