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장마철 대비 - 장마와 우울감, 그 미묘한 심리의 흐름

route4096 2025. 6. 12. 17:44

장마가 불러오는 마음의 풍경

장마가 평년보다 일찍 시작 된다고 한다. 모처럼 이번 주말에 운동을 좀 해볼까 생각했는데, 날씨가 따라 주지 않는다. 사람들속에 섞이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얘기하는 어떤 후배는, 비가 오는 날은 외부 할동을 자제한다고 했다. 이처럼 정적인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부류는 비가 오는 날, 집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조용히 쉬는 것을 좋아 한다. 이들은 대체로 감성이 풍부하고 정서적 몰입을 좋아해서 장마철을 호우시절(好雨時節)이라 칭하며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하지만, 반대로 비가 내리는 날 기분이 다운되고, 의기소침해 지는 부류들이 있다. 습한 기운에 답답해 하고 예민해 져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팝콘같은 사람들도 있다. 대체적으로 전자보다는 이 유형의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기상 조건이 인간의 심리와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다수의 연구와 임상 사례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과 우울감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장마철처럼 햇빛이 줄고, 습도와 기압이 변하며, 비가 계속 내리는 날씨는 여러 가지 심리적·생리적 변화가 생길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 할 것인지 확인해 보자.
부산 광안리

1. 장마철과 우울감의 주요 상관관계

기상 조건과 인간의 감정 상태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다수의 심리학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특히 햇빛 부족은 뇌의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의 분비를 감소 시키는데, 이 호르몬은 기분을 안정시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장마철에는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자연광 노출이 적어질수록 세로토닌 생성은 저하되고, 반대로 멜라토닌(melatonin)의 분비는 증가하게 된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과도하게 분비되면 피로감과 무기력, 심지어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다.
여기에 습도와 기압의 변화는 자율신경계에 부담을 주어, 신체적으로도 불쾌감과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특히 신체적 컨디션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이 같은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몸이 찌뿌둥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2. 계절성 정서 장애(SAD)와의 연관성

이러한 심리적 변화는 때때로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SAD는 특정 계절,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나 장마철에 우울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이 장애는 단순히 기분이 가라앉는 수준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우울감,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식욕 변화(특히 탄수화물 섭취 증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장마철에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평소와 다르게 감정 기복이 심하다면 단순한 날씨 탓이 아니라 SAD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SAD는 특히 여성과 청소년에게 더 빈번하게 발생하며, 가족력이나 기존 우울증 병력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 변화가 단지 불편함을 넘어서 심리적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장마철 우울감, 극복방법

장마철의 우울감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다음은 심리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실질적인 대처방안이다.

● 인공조명 활용

  • 아침 시간대에 밝은 조명을 이용하거나, 빛 샤워 요법(light therapy lamp)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일어나자마자 30분 정도 강한 빛에 노출되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어 기분이 상승한다.

● 가벼운 운동

  • 비가 와도 집에서 스트레칭이나 요가, 홈트레이닝 같은 가벼운 운동은 뇌를 활성화 시키고 우울감을 줄인다.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은 엔도르핀 분비를 유도하여 기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 장마철엔 생체리듬이 흐트러지기 쉬우므로 일정한 수면시간과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비타민 D와 트립토판이 풍부한 식품(계란, 우유, 바나나 등)을 섭취하면 기분 조절에 도움이 된다.

● 감정 기록과 대화

  • 자신의 감정을 일기로 기록하거나, 가까운 사람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로 정리된 감정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힘이 된다.

● 취미 활동에 몰입

  •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책 읽기, 그림 그리기, 음악 감상, 글쓰기 등)에 몰입하면 정서적 만족감이 높아진다. 창밖 빗소리를 배경 삼아 몰입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큰 힐링이 된다.

비가 주는 정서적 리듬을 받아 들이자

비가 내리는 날에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로 향했던 어느 후배는 이제 시끄러운 곱창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비내리는 거리를 바라보며 소주를 마신다. 이런 날은 막걸리에 파전이 낫지 않느냐고 했더니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맞는 얘기라고 생각된다. 장마철 역시 어떤 이에게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우울감이라는 마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시간이다. 이 시간의 흐름에는 우리가 평소에 잘 인지하지 못했던 감정의 흐름이 있다. 그 흐름이 심하게 요동치게 되면 적절한 대응으로 삶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주말에는 비가 주는 정서적 리듬감을 한 번 느껴보자.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평온이 있을지 모른다.

  • 인공조명 관련해서는 아래의 글 참조 해 보세요.

  • 장마철 대비 다른 글도 참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