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9

한 잔의 술과 몸의 변화

술, 처음의 유혹과 뇌의 반응젊은 시절, 내가 좋아했었던 어떤 누나는 술을 못하는 남자는 멋이 없다고 했다. 그 얘기로 인해 술문화에 대해 좀 알고 있었던 사촌 형에게서 술에 대한 강의를 요청했고, 그 날 내 인생 처음으로 필름이 끊겼던 날로 기억된다. 물로 이것은 좋은 기억일 리 없다. 술로 인한 부작용과 문제는 늘 있어 왔지만 아직도 그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한국 사회에서의 술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관계의 매개이자 문화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약 9억 병의 소주가 소비된다는 수치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술을 친구의 권유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시작한다. 첫 잔은 어쩌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건강 2025.06.20

배변, 건강의 바로미터

딸애의 변에 피가 묻어 나와서 딸애를 데리고 항문전문병원을 갔다. 피가 묻어 나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장 안쪽에 문제가 생긴 경우와 변비 등으로 인한 항문 근처 상처에 의한 출혈이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의 진료 결과, 다행히도 장 내부의 출혈은 아니었다. 피가 나온 이유는 다름 아닌, 딱딱한 변이 항문을 지나가면서 생긴 작은 상처 때문이었다. 즉, 변비로 인해 항문에 미세한 찢김이 생기고 그로 인해 출혈이 발생했던 것이다.다행히 딸애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되어 변비가 생기지 않게 관리를 잘 해야 된다는 처방을 주셨다. 딸애에게는 생활 습관과 식단 관리를 해야 했고, 나는 딸애의 생활 습관과 식단 관리를 관리 해야 했다.동서고금을 막론한 배변의 중요성배변은 단순한 배설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몸속 ..

건강 2025.06.06

채식주의, 작지만 의미 있는 시작

건강검진의 경고 당혹스러웠다.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초기 진단이 나왔다. 술을 자주 마시는 편도 아니고, 일주일에 세 번은 빠짐없이 달리는 생활을 해왔는데 우선 2달 동안 약을 복용해 보라고 한다. 단순히 약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생활 습관의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운동량을 늘리고, 음주는 줄이며, 특히 식습관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운동은 이미 하고 있고, 음주도 많지 않으니 결국 남은 것은 식습관. 나는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채식주의(vegetarianism)는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식단을 넘어서 삶의 철학이자 건강관리의 방법으로 발전해 왔다. 인간이 언제부터 채식을 시작했는지를 따져보면 그 뿌리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채식주의의 역사고..

건강 2025.05.22

맨발 걷기, 신발을 벗고 건강을 찾다, 맨발 걷기의 놀라운 힘

신발을 벗는다는 것의 의미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신발을 신고 태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우리는 '신발 안의 삶'에 익숙해진 채 살아간다.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이유로, 혹은 사회적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신발은 우리의 발을, 더 나아가 몸 전체를 통제해왔다.어느 날, 나는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접했다. 제목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신발이 내 몸을 망친다(The Barefoot Book)》. 저자는 미국 리버티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 다니엘 호웰(Daniel Howell) 박사였다. 그는 해부학과 생리학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2000마일 이상의 맨발 러닝을 실천한 이른바 '맨발 교수(Barefoot Professor)'다.그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맨발 걷기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직접 실천해..

건강 2025.05.13

콜라 한 잔의 대가, 텔로미어의 경고

코크보이의 고백 나는 탄산음료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콜라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시원하게 톡 쏘는 청량함, 달콤하게 입안을 감도는 맛, 갈증을 단숨에 날려버리는 그 감각은 어떤 음료도 따라오지 못한다. 그런 내가 '코크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루 한 캔은 기본이고, 집중이 안 될 때나 피곤할 때, 친구들과의 모임 자리에서도 나는 늘 콜라를 손에 들고 있었다.주변 사람들은 가끔 걱정 섞인 조언을 해 준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당뇨병이나 성인병도 조심해야지 않아?”라는 말.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몸이 자꾸 콜라를 원하니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한 논문을 ..

건강 2025.05.13

삶을 바꾼 한 걸음, 달리기

저녁 산책에서 시작몇 해 전, 어느 평범한 퇴근 후의 저녁이었다. 따뜻한 밥 한 끼로 허기를 채우고, 가볍게 산책을 나섰다. 거리의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인도 위로, 한 젊은 여성이 운동복 차림으로 경쾌하게 나를 지나쳤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하얀 운동화를 신은 채 리듬감 있게 달리는 모습. 단지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건강하고 생기 있는 삶의 기운이 느껴졌다.그 순간 불현듯 ‘나도 달려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작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고, 지금도 일상 속에서 간간이 이어가고 있는 소중한 운동이 되었다.달리기를 막 시작할 무렵, 두 가지를 구입했었다. 하나는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스포츠 시계였고, 다른 하나는 요쉬카 피셔..

건강 2025.05.13

10년 통증을 멈춘 어깨 자가 치료법

『The Frozen Shoulder Workbook』 체험 후기와 실천 가이드밤잠을 설친 어깨 통증, 그 시작 어깨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는 날들이 계속됐다. 단순한 피로인 줄 알았지만 통증은 점점 깊어졌고, 결국 나는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3개월간 치료에 전념해야 했다. 병원에 가면 늘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었다. 의사와 짧은 상담 후 엑스레이 촬영, 뼈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 그리고 물리치료실로 안내. 경우에 따라 목과 어깨에 주사를 권하는 의사도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그건 ‘일시적인’ 처치일 뿐이었다.치료를 받는 동안엔 분명 증상이 완화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늘 그다음이다. 잠시 지나면 다시 아프고, 같은 병원 루틴을 반복하게 된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고.IT 직업병일까, 나쁜..

건강 2025.05.12

“잠을 줄여야 성공한다”는 착각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통해 바라본 수면의 진실성공을 위해 잠을 줄여야 한다고 믿었던 시절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이 부지런함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이 잘 때 나는 깨어 있다"는 말은 동기부여의 구호처럼 퍼졌고,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잠을 줄이는 행위는 곧 성실함과 의지력의 증거처럼 여겨졌다. 나 역시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한동안은 수면을 줄이는 대신 업무와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 했다.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내가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 이유는 잠을 잤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잠을 줄인 날엔 집중력도 떨어졌고, 감정도 불안정했으며, 일의 능률은 현저히 낮았다. 그러던 중 마주하게 된 책, 매슈 워커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건강 2025.05.12

“나쁜 콜레스테롤” 경고등이 켜졌다

1. 건강검진 결과가 던진 경고최근 정기 건강검진에서 의사에게서 들은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습니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 건강이 악화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집니다.”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돌아가셨는데, 가족력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의사의 대답은 단호했다. “네, 유전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가족 중에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다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그 순간, 나의 생활습관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먹고, 앉아있고, 일하고, 잠자는 하루하루가 ‘조용한 위험’을 키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2. 콜레스테롤, 무엇이 문제인가?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고 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이다. ..

건강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