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가에서의 한 줄기 바람해안가의 풍경은 늘 그렇다. 잔잔하거나, 혹은 거칠거나.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리는 해안가에는 어김없이 바람이 세차게 불기 마련이다. 언덕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의 뒤엉킴을 바라보았다. 빗방울과 함께 바람이 많이 불었다. 순간, 바람이 불어오는데 아래의 문장이 떠오른다."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이 문장은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 가 자신의 시 『해변의 묘지』에서 사용했다. 그 후에 일본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자신의 소설 『이즈의 무희』에 이 문장을 인용했고, 2013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 『바람이 분다』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발레리의 시는 그 자체로 깊은 철학적 사유의 공간이다. 육체와 정신, 삶과 죽음, 시간과 존재 사이를 오가는 상징들로 가득하다. 그중에..